테니스와 기합


테니스를 배울 때 내가 리듬을 너무 못 타자 코치님이 기합을 넣어보라 하셨다.

꼬꼬마 시절 태권도장 다닐 때야 우렁찬 목소리로 기합을 넣었지만, 성인이 된 이후에 기합을 넣었던 기억은 없다.
기합을 넣으라고 하시니..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코치님을 따라 기합을 넣어봤다.
원체 내가 부끄럼 타는 성격인 걸 아셨기때문인지, 그래서 얘는 이제 기합 넣느라 온 신경이 쓰이겠구나 싶으셨는지, 몇 번 시키곤 마음속으로 해도 된다고 하셨다.
나는 그날 그 레슨에서만 속으로 기합을 넣고 영영 잊어버렸다.

탁구장과 기합


다음으로 기억나는 기합은 탁구장에서.

나를 탁구장으로 꼬신 장군은 중간중간 기합을 넣는다.
기합은 왜 넣는 거지? (비꼬는거 아님 주의) 매번 속으로 생각하고 한 번도 물은 적이 없다.
지금 생각해 보니 물었으면 장군이 열정적으로 기합 철학을 알려줬을 것 같기도 하다.

길건너 친구들과 기합


생뚱맞게 기합 얘기가 이유는, 갑작스레 기합의 효과를 느꼈기 때문이다.

10분 전, 러닝 가기 귀찮아져 뒹굴대며 ‘길건너 친구들’을 켰다.
어쩌다 태권도 캐릭터를 얻었다.
폴짝폴짝 몇 걸음 뛰다 말고 갑자기 기합을 넣는다.
연속해서 더 오래 뛰면 기합이 더 커진다.
3단 기합을 듣고 신기록을 세웠다.

태권도맨을 인솔하며 머릿속이 시끄러워졌다.
와. 기합 대박. 이래서 장군이? 아 그때 선생님도 그래서?
그럼 난 방구석 여포니까 파이팅이나 아자라고 해야지. 등등

그래서 기합이 왜


‘나는 왜 이 태권도맨이 좋을까’에서 시작된 꼬리 물기는,
‘기합이 의지를 계속 불어넣어 줬다’라는 결론에 이르렀다.
(그냥 맘에 쏙 드는 귀여운 캐릭터로 신기록을 세운 덕에 아름다운 결론을 내린 것도 있다.)

그리고 이 결론에 조금 오버스럽게 반응하는 이유는,
요 근래 골골대며 몸도 마음도 축 처져 있었는데, 아무튼 마음 먹기 나름이라!
기합 한번 넣고 힘차게 다시 일어나야겠다.
그리고 태권도맨의 파이팅이 내게 전해졌듯, 주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전파하고 싶다.

이제 러닝 갔다 와야지. 아자!

+ 러닝 후기


running

두 번째 6km 완주를 성공했다.
첫 번째 성공 이후로 6km 근처도 못 갔는데, 이게 태권도맨 기합의 효과인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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